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기온도 내려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밤에는 벌써 영하의 기온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설악산에는 벌써 첫눈이 내렸답니다. 일교차가 클수록 단풍은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 한다고 합니다. 단풍의 남하 속도는 사람의 걸음 속도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번 단풍여행은 영암 월출산입니다. 단풍여행이 어느덧 땅 끝쪽으로 도착하고 있습니다.
월출산은 전라남도 강진군과 영암군을 경계로 동쪽으로는 장흥, 서쪽으로는 해남, 남쪽으로는 완도를 비롯한 다도해를 바라보는 곳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영암 월출산은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보기 드문 절경을 자랑하며 '남한의 금강산'으로, 지리산, 내장산, 천관산,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최고봉인 천황봉(809m)을 중심으로 구정봉, 사자봉, 장군봉, 향로봉, 주지봉, 국사봉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가장 작은 면적(42㎢)이지만 경치는 으뜸입니다. 신라시대에는 달이 난다 하여 월 나산(月奈山), 고려 때에는 월 생산(月生山)이라 불리다가 조선시대부터 월출산(月出山)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매봉을 지나 구름다리로 향하는 길은 급경사 오르막입니다. 약 40여분 정도 오르다 보면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구름다리로 해발 604m에 길이 52m로 계곡 바닥에서 수직으로 120m에 달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현기증에 몸이 저절로 움찔합니다. 아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월출산의 명물입니다.
구름다리를 지나 사자봉으로 향하는 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수많은 암봉과 계단을 오르고 넓은 바위를 오른 후 쇠 난간과 계단, 사다리를 통과해야 합니다. 무척이나 험난한 여정입니다...
주능선을 따라 약 한 시간 정도 걷다 보면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이 나옵니다. 폭 1m, 높이 4m의 통천문을 지나면 월출산의 정상인 천황봉(天皇峰)에 오릅니다.
천황봉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천하일품입니다. 남쪽으로는 둥둥 떠 있는 다도해가 그림처럼 다가오는 것 같고, 서쪽으로는 해남의 너른 벌판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가득 담고 걷다 보면, 월출산의 또 다른 명물인 '남근석'을 지나게 되고, 이어 유명한 '바람재'입니다. 시원한 바람으로 길손들을 맞아주는 바람재를 지나 급경사를 오르면 사철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9개의 웅덩이가 있는 '구정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구정봉을 지나 서남쪽으로 향하는 능선을 따라 걸으면 '미왕재'입니다. 수만 평의 억새밭이 펼쳐진 미왕재에 도착하면 가을바람에 살랑이는 억새들은 햇빛을 받아 환상적인 금, 은. 빛을 발합니다. 바람과 햇빛과 억새는 공존의 미학인 것 같습니다. 억새는 바람과 햇빛이 없으면 그 빛이 바래니까요~
월출산은 단풍뿐만 아니라 산 정상의 특이한 바위들과 억새들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가을에 꼭 가봐야 될 산 중 한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을은 깊어가고, 단풍은 짙어가고 낙엽은 한 두 잎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댓글